술 마시지 않아도 간암이? –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이야기
① 지방간은 있는데, 술은 안 마셔요… 괜찮은 걸까요?
건강검진에서 “지방간이 있네요”라는 말을 들으면 대부분 놀랍니다. 그리고 이렇게 반문하곤 하죠. “저는 술을 거의 안 마시는데요?”
맞습니다. 지방간은 꼭 술을 마시는 사람에게만 생기는 병이 아닙니다. 오히려 최근에는 술을 거의 마시지 않아도 간에 지방이 쌓이는 비알코올성 지방간(NAFLD)이 매우 흔해졌습니다.
이는 단순한 간 건강 문제가 아닌, 현대인의 식습관과 생활 습관이 만들어낸 ‘조용한 전신질환’입니다. 특히 고령층에서는 식사량이 줄어들어도 활동량과 근육량 감소, 탄수화물 위주 식사, 만성질환 동반 등의 이유로 지방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 지방간이 단순히 ‘지방이 낀 상태’에서 끝나지 않고, 간세포의 염증과 손상까지 발생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상태를 방치하면 결국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어 절대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② 지방간 → NASH → 간경변 → 간암까지, 진행 단계 정리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은 다음과 같은 단계로 점진적으로 진행됩니다.
- 1단계: 단순 지방간 (NAFLD) – 간에 지방이 축적된 상태로 염증이나 손상은 없음
- 2단계: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NASH) – 지방 축적 + 염증 + 간세포 손상 발생
- 3단계: 간 섬유화 – 손상된 세포 주변에 섬유조직이 쌓이면서 간 기능 점차 저하
- 4단계: 간경변 또는 간암 – 간이 점점 굳고, 장기적으로는 암으로 이어질 수 있음
일반적인 지방간이 ‘되돌릴 수 있는 상태’라면, NASH는 되돌리기 어려운 경계선에 들어선 상태입니다. 특히 NASH 환자의 약 20~30%는 수년 내 간경변으로 진행되며, 그중 일부는 간암까지도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③ 실버세대일수록 더 조심해야 할 이유 – ‘마른 비만’과 NASH
많은 분들이 “살이 찌면 지방간이 생긴다”고 알고 계시지만, 실은 정상 체중이거나 마른 체형에서도 지방간은 얼마든지 생길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마른 비만, 또는 겉보기 정상 체중 지방간입니다.
특히 실버세대의 경우,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은 줄고, 내장지방은 늘어나는 체형 변화가 나타납니다. 이로 인해 겉보기엔 말랐지만 실제로는 간 기능과 대사 기능이 저하되어 NASH로 발전할 위험이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다음과 같은 분들은 ‘NASH 고위험군’일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 체중은 정상이지만 복부가 유독 나온 경우
-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을 함께 앓고 있는 경우
- 하루 활동량이 적고, 식사 대부분이 탄수화물 위주인 경우
이런 조건은 모두 간 내 지방 축적과 염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입니다. 따라서, 자신의 식단과 운동 상태, 만성질환 유무를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NASH 예방의 출발점입니다.
④ NASH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문제는 NASH도 대부분 증상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간 수치(ALT, AST)가 상승했다는 말을 듣고서야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은 침묵의 장기이기 때문에 이미 진행된 후에야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이때는 되돌리기 어려운 상태가 대부분입니다.
NASH를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 병원에서는 다음과 같은 검사 방법을 사용합니다:
- 혈액검사: 간 효소 수치, 공복 혈당, 인슐린 저항성 지표 확인
- 복부 초음파, CT, MRI: 지방량, 간 크기, 섬유화 여부 확인
- FibroScan: 간 섬유화 정도를 비침습적으로 측정
- 간 조직검사: 필요 시 정확한 진단을 위해 시행
최근에는 검사 기술이 발달하여 조직검사 없이도 비침습적 진단 도구로 NASH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병원이 늘고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문의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⑤ 간암으로 가는 길, 예방할 수 있습니다!
간은 묵묵히 일하는 장기입니다. 하지만 통증도 잘 느끼지 못하고 증상이 없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이미 심각한 상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희망적인 소식도 있습니다. 바로, NASH는 조기 진단과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도 간 손상 진행을 막고 되돌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음의 실천만으로도 간 건강을 크게 개선할 수 있습니다:
- 체중의 7~10%만 감량해도 간 염증과 지방이 크게 줄어듭니다
- 유산소 운동을 하루 30분 이상, 주 4회 이상 꾸준히 실천
- 설탕, 튀김, 밀가루 음식 줄이고 채소·단백질 위주로 식사
- 음주는 절대 금물! – 비알코올성이라도 알코올은 간 회복을 방해합니다
- 만성질환 관리 병행 –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이 있으면 NASH 위험 급증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정기적인 검진입니다. 건강검진에서 간 수치와 복부 초음파를 매년 체크하는 것만으로도 조기 진단과 대응이 가능하니, “증상 없으니 괜찮겠지”라는 생각은 금물입니다.
⑥ 결론: “술을 마시지 않아도 간암이 생길 수 있습니다”
지방간이라고 하면 술 마시는 사람만 걸리는 병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오늘 보신 것처럼 술을 마시지 않아도 충분히 간암까지 이어질 수 있는 질환이 바로 NASH입니다.
특히 실버세대는 생활습관, 대사 변화, 면역력 저하 등으로 인해 NASH로 진행될 위험이 높으므로 방심하지 말고 정기 검진과 생활 관리를 반드시 병행해야 합니다.
건강의 첫걸음은 내 몸 상태를 정확히 아는 것입니다. 정기적으로 간 수치를 체크하고, 식단과 운동, 만성질환 관리에 조금 더 신경을 쓰면 우리의 간은 얼마든지 회복할 수 있습니다.
“술을 안 마신다고 안심하지 마세요.”
조용히 진행되는 간 질환일수록 더 빨리, 더 조심스럽게 알아차리는 것이 최선의 치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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